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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장수기업] 스미토모화학, 편광판 분야 세계 1위 기술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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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장수기업] 스미토모화학, 편광판 분야 세계 1위 기술기업

1913년 설립한 106년 장수기업이자 전범기업

일본의 한국 경제보복이 지속되고 있어 한일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더욱이 그 선봉에 한국에 100% 자회사를 설립하고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스미토모화학이 자리하고 있어 상황은 꼬이고 또 꼬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이 된 불화수소, 반도체용 감광(感光)액 '포토 레지스트',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불화) 폴리이미드' 중 포토레지스트와 폴리이미드를 만드는 세계적 기술 기업이다. 특히 TV 등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편광판(특정 방향으로만 빛을 통과시키는 부품) 분야는 세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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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화학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왼쪽)과 이와타 게이이치 대표이사 사장. 사진=스미토모화학


일본의 수출규제로 스미토모로부터 소재를 공급받는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초유의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위험에 빠졌다는 말이 나온다.스미토모는 국내에 평택과 익산, 대구에 생산시설을 두고 매출 2250억 엔(2015년 기준)을 올리고 3132명을 고용하는 등 한국 기업과 한국경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는데 양국 정치권의 반목과 불신 탓에 무역전쟁의 제일 앞에 서는 처지가 됐다.

1913년 설립된 스미토모화학은 석유화학과 플라스틱, 에너지와 기능성 소재, IT 관련 화학제품, 건강과 농업과학, 제약 등 다섯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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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 화학 제품별 매출 비중. 2018회계연도에는 편광판이 49%, 포토레지스트가 6%였다. 사진=스미토모화학


석유화학·플라스틱 분야 제품으로는 자동차 범퍼, 가전기기 등의 소재인 폴리프로필렌, 전선과 온실용 비닐 소재인 폴리에틸렌, LCD 광학 부분품, 자동차 후미등, 사인보드 소재인 MMA 폴리머가 있다.

IT관련 화학제품 분야에서 LCD와 OLED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편광판과 터치스크린 센서 패널, 컬러필터(광학필터), 포토레지스트 등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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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화학 IT관련 제품군. 편광판과 터치스크린패널, 포토레지스트, 알루미늄타겟이 주력제품이다. 사진=스미토모화학

에너지·기능성 소재 분야에서는 알루미나, 알루미늄과 합성고무, 내열성이 높은 수지인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리막과 음극재 등 리튬이온전지 소재, 난연제와 자외선 흡수제, 타이어 소재재로 쓰이는 레조르시놀 등을 생산한다. 저순도 알루미나는 IC패키지, 자동차 스파크 플러그에, 고순도 알루미나는 리튬전지 소재와 반도체 제조장비 세라믹 부분에 각각 쓰인다.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과 이와타 게이이치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게이이치 대표이사는 2004년부터 1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본사는 오사카에 있다. 성실과 건전경영으로 번영을 추구하며, 기업이익과 공공 이익을 조화시키고 부도덕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스미토모 정신'을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다.

매출액은 2018년 3월 말 기준으로 2조1905억 900만 엔(약 23조8496억 원), 영업이익1781억 5800만 엔(1조9477억 5000만 원)이었다. 2017년 말 삼성전자 매출액(239조 5753억 원)의 10분의 1수준이다.

스미토모화학은 1913년 에히메현 니이하마의 비료제조시설로 출범했다. 올해로 103년 된 회사다. 니이하마의 벳시 구리광산에서 나오는 이산화황을 처리해 비료로 만들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벳시 구리광산은 당시 일본 3대 구리광산으로 스미토모금속광산이 경영했다. 모집, 관청 알선, 징용 등으로 조선인 700여명이 동원됐다. 한국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전범기업이라고 비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미토모의 뿌리는 더 깊다. 스미토모가문은 1691년 벳시(別子)구리광산에서 구리 채굴을 시작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쓰이, 미쓰비시와 함께 일본 3대 재벌로 성장했다. 니이하마에 있는 벳시구리광산은 스미토모금속광산의 기원이 됐고 스미토그룹 계열사의 일원이었다. 1973년까지 283년간 총 70만t의 구리를 캐냈다. 채굴 중단 당시 스미토모금속광산이 운영하고 있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현재 자원, 제련 소재 사업을 하고 있다. 소재 부문은 전가기기에 필요한 구리와 니켈을 공급하고 있다.

스미토모그룹 창업주 스미토모 마사토모(住友政友)는 승려로 1630년대 교토의 한 절에서 후지야라는 점포를 열어 책과 약을 팔았다. 구리 정련 기술을 보유한 소가 리에몬(蘇我理右衛門)이 스미토모 마사토모의 누나와 결혼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소가 리에몬은 19세인 1590년 교토에서 구리 제련·세공점 ‘이즈미야(泉屋)’를 시작했다. 소가 리에몬은 일본에 와 있던 유럽인에게서 납을 이용해 은과 구리를 분리하는 원리를 듣고 연구해, 구리를 정련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그의 아들 토모모치(友以)는 스미토모 마사토모의 사위가 돼 기업 경영에 참여했다. 스미모토 토모모치는 사업 분야를 광산 경영, 무역, 환전으로 확장했다. 구리 제련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에도시대(1603~1867년) 일본 제련사업을 사실상 독점했다.

스미토모화학은 1915년 과인산석회를 최초로 출하하고 1925년에는 스미토모비료제조소로 독립했다. 이어 회사명을 여러 차례 바꿨다. 10년 뒤인 1934년 스미토모화학으로 회사명을 바꿨고 1946년 다시 일신화학(니신화학)으로, 1952년 스미토모화학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고쳤다.

스미토모는 새로운 회사 설립과 인수로 덩치를 키웠다. 1976년 스미토모할루미늄제련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와 동일 지분으로 라비정유화학회사(페트로 라비)를 설립했다. 2009년부터 이 공장에서 에탄분해를 개시했다. 2007년 영국 폴리머 유기 LED 생산업체 케임브리지 디스플레이 테크놀러지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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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화학 한국사업장과 주요 생산품,. 사진=스미토모화학

이 회사는 한국 전자산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국동우화인켐은 스미토모화학의 100% 자회사다. 2003년 한국 자회사 동우 STI에 액정(LCD) 디스플레이용 컬러필터를 생산하기 위한 대규모 생산시설 가동에 들어가고, 이듬해인 2004년 자회사 동우화인켐에서 액정(LCD) 편광판을 생산하고 같은해 대만자사에서도 편광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동우화인켐은 1991년 동양제철화학(현 OCI)과 합작해 세운 회사로 스미토모가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화학 소재 분야에서 20년 넘게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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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화학의 매출 발생국과 고용현황. 한국의 매출과 고용비중이 높다. 사진=스미토모화학

대구 광역시의 반도체 부품과 자동차 탑재용 이차전지 아라미드 내열 분리막을 생산하는 에스에스엘엠도 스미토모의 자회사다. 2011년 자본금 800억 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스미토모와 삼성LED가 합작해 세웠고 2013년 지분변경을 통해 스미토모화학 자회사에 편입됐다.

스미토모화학은 스미토모그룹의 계열사다. 스미토모그룹은 스미토모그룹 홍보위원회(33개사)와 사장회사인 하쿠스이카이(19개사) 소속 회사와 그 자회사 그룹을 계열사로 구성해 있다. 하쿠스이카이 소속사는 모두 홍보위원회에도 들어 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스미토모 집안의 경영철학인 ‘스미토모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공통점을 내세우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