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칼럼] 구자경 회장의 ‘위기론’

기사입력 : 2019-07-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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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자서전 ‘오직 이 길밖에 없다’에 나오는 얘기다.

구 회장은 1991년 10월 일본의 마쓰시타를 방문, 다니이 아키오(谷井昭雄) 마쓰시타전기 사장을 만나고 충격을 받았다. 다니이 사장이 구 회장을 맞아 난데없이 ‘위기론’부터 폈기 때문이다.

“이런 거대한 마쓰시타가 망할 리 있나, 마쓰시타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사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아무도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 바로 이것이 마쓰시타가 당면하고 있는 제일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초우량기업’의 사장이 자기 회사가 ‘심각한 위기’라며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니이 사장은 그러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도 말하고 있었다.

다니이 사장은 “흔히 임직원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으로 위기의식이 고취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경영 단위가 되어 권한과 책임을 지고 스스로 경영자의 입장에서 업무를 해 나갈 때 진실로 위기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었다.

구 회장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자서전에 이렇게 적었다.
“우량기업은 직원들의 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무사안일’을 재빨리 파악해 회사가 나아갈 방향, 즉 비전을 설정하고 이 비전에 따라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함으로써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항상 준비된 상태에서 대처해 나간다. 그래야 영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나라 경제도 다를 것 없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처해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운 판에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겹치고 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가볍지 않은 것으로 간주, “한·일 무역이슈가 한국 경제에 추가 하방압력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낮췄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높아지는 신용 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우리나라 200대 기업의 신용도가 ‘하락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4%에서 2%로 낮춰 잡았다. 또 다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도 2.1%와 2%로 예상했다.

‘L자형 장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국공학한림원이 회원 26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0.8%가 우리 경제의 ‘장기∙구조적 저성장’을 전망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좀 한가한 듯 보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2분기를 시작으로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라디오에 출연, “(일본의 보복 조치가) 지금으로서는 성장률을 변동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전망하고 있었다.

나라의 ‘경제 수장’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과는 대조적이다. 대기업들마저 하반기 경영계획을 수정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이 힘들면,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청와대의 대기업 총수 모임까지 빠진 채 해외로 출장,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3개 소재의 ‘긴급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젠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고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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