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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청년수당 악마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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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청년수당 악마 논쟁’



지난 2016년 연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김 대표가 열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총선이 다가오면서 인기영합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박 시장의 ‘청년수당’을 공격했다.

김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겠다는 정치인과 그들의 포퓰리즘이 나라를 파탄으로 이끄는 악마의 속삭임이란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고 꼬집고 있었다.

박 시장은 트위터에 김 대표의 공격에 맞서고 있었다. “악마의 눈에는 악마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며 “청년들의 고용절벽 해소정책을 악마에 비유하다니 너무하다”고 반박하고 있었다. 연초부터 ‘악마 논쟁’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취업을 준비하는 만 19∼29세 청년에게 활동계획 등 신청서를 받아 3000명을 선정, 월 50만 원의 지원금을 줄 계획이라고 했었다.

박 시장의 반박은 더 있었다. 그해 4월말, 정부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목돈을 만들어주겠다는 ‘청년취업내일공제’ 제도를 발표하자 다시 정부를 공격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러고도 서울시의 청년활동 지원비를 ‘악마의 속삭임’이라니! 사과라도 하거나 로열티라도 내야하는 것 아닌지”라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
이렇게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던 ‘청년수당’, ‘청년구직활동 지원금’을 문재인 정부가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청년수당이 좀 희한하게 쓰이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어떤 수급자는 에어컨을 사들였고, 또 어떤 수급자는 게임기를 마련하고 있었다. 또 어떤 수급자는 한약을 짓고 있었다. 취업준비 때문에 허약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충치 치료와 영양제 구입에 사용한 수급자도 있었다고 한다.

청년수당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따라서 관리를 잘할 필요가 있다. 관리가 잘못되면 내년 ‘총선용’이라는 의혹만 커질 수 있다.

고전소설 ‘심청전’에 ‘남의 돈’ 쓰는 장면이 나온다. ‘뺑덕 어미’가 심 봉사의 첩으로 들어오더니 집안 살림을 망쳐버리는 것이다.

“쌀 주고 엿 사먹기, 벼 주고 고기 사기, 잡곡으로 돈을 사서 술집에서 술 먹기, 이웃집에 밥 부치기, 빈 담뱃대 손에 들고 보는 대로 담배 청하기, 이웃집에 욕 잘하고 동무들과 싸움 잘하고 정자 밑에 낮잠 자기, 술 취하면 한밤중 긴 목 놓고 울음 울고, 동리 남자 유인하기….”

그 결과 재산을 탕진한 것은 물론이고 빚까지 지게 된다. 부채명세서는 이렇다.

“해장술값 40냥, 엿값 30냥, 담뱃값 50냥, 머리에 바르는 기름값 20냥.”

관리를 잘못하면 이런 일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