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영등포 중개업소에 따르면 일반 아파트나 재건축 아파트 가릴 것 없이 매물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한다. 얼마 되지 않은 매물의 거래마저 속속 보류됐다.
국토교통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시범아파트 156.990㎡(48평) 경우 지난 1월엔 15억원(6층)에 매매됐다. 4월 17억원(6층)에 거래돼 3개월 만에 최대 2억원가량 올랐다. 가격이 계속 상승세다. 현재는 매매 물건이 다 회수되고 전세 물건만 남아있다.
목화아파트는 지난 1월 89.26㎡(27평)가 9억4000만원(2층)에 거래됐다. 그러나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나온 매물은 12억원이다. 이 또한 3개월여 만에 최대 2억6000만원이 뛰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여의도 매물은 2010년 기준으로 하락했다가 현재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박 시장이 발표한 이후 재개발을 위해 남겠다는 입주민과 5000만~1억원을 더 붙여 판다는 입주민으로 나뉘고 있다. 앞으로 집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방문한 싱가포르 현지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여의도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여의도동 55만㎡를 아우르는 지구 단위 계획을 확정하고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시범·공작·한양·광장 등 아파트 11곳 6323가구도 통합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여의도 아파트 대다수는 1970년대 지어져 재건축 연한을 모두 넘겼다. 이미 상당 부분 노후화돼 재건축이 발등의 불인 상태다. 단지별로도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여의도 재건축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공작아파트와 시범아파트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개발안이 나온다고 해도 재건축 단지들이 현재 추진 중인 계획안을 일부 수정해야 할 공산이 크다. 노후 아파트 거주 주민들은 당장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부채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의도 K공인 관계자는 “초고층을 허용하는 대신 토지 40%를 기부채납하게 하는 방식은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 때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