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일본 타이어 제조사 브리지스톤의 미국 자회사 파이어스톤은 타이어 결함을 숨겨오다 2000년 미국에서 46명의 사망자를 냈다. 결국 파이어스톤은 650만개의 타이어를 리콜하며 3억5000만달러의 비용을 부담했다. 이런 악명 높은 파이어스톤 타이어보다 훨씬 더 큰 실패율과 사망자를 기록한 굿이어 'G159 RV' 타이어는 한 변호사에 의해 '역사상 최악의 타이어'로 불려왔다.
그런데 지난 주 굿이어 변호사들이 "1996년 8월의 내부 테스트에서 G159 타이어가 65mph의 속도 등급으로 표준을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합의 메모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심지어 문서에서는 G159 타이어에 대한 등급을 1998년 중반에 65에서 75mph로 인상했다는 사실로 명기되어 있다.
합의문은 굿이어에 대한 진행 중인 사건을 추진하고 있는 데이비드 커츠(David Kurtz) 변호사의 신청서에 따라 굿이어의 고위 경영진이 검토하여 개별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굿이어 경영진은 G159가 고속도로 속도를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체 데이터를 알고 있었으며, G159를 통해 제기된 수백 가지의 실패 주장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굿이어 최초로 인정한 셈이다.
다만 메모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명했는지, 지금도 굿이어 내부에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인지는 분명하지 않고, 커츠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요약본만이 알려진 상태다. 그리고 커츠 변호사 이후 논평에 대해 거절했다.
굿이어 변호인단이 이러한 사실을 자발적으로 연방법원에 제출한 데에는, 최근 역사상 최악의 타이어 스캔들이 언론의 재조명을 받은 것과 연관되어 있다. 지난 1월 워싱턴 DC '자동차안전센터(Center for Auto Safety)'는 굿이어타이어앤드러버(Goodyear Tire & Rubber Company)가 기밀로 주장하고 공개를 꺼려하는 서류에 대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정보자유법안 요청서를 제출했다.
자동차안전센터가 모든 소비자를 대신하여 공개를 요구한 문서는 '사망∙상해 및 재산 손해 배상 청구'와 'NHTSA와 굿이어 사이의 통신', 그리고 '타이어 내구성 테스트 및 현장 성능 데이터' 등 굿이어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하지만 굿이어는 이 정보를 대중들부터 수년간 지키기 위해 싸워 왔고, 결국 NHTSA의 굿이어와 관련한 모든 보고서는 '기밀'로 분류됐다. 연방법원은 "허위 진술로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관련 문서를 숨겨야 한다"는 굿이어의 요청에 대해 "반복적이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자동차안전센터는 굿이어의 G159형 타이어가 사전 발견된 결함에 의해 안전성이 결여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거의 10년 동안 여러 가지 상표명으로 제조∙판매해 왔으며, 그로 인해 지금까지 관련 사망자 수는 거의 1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G159 타이어는 생산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레크리에이션 용 차량에 사용하는 매니아 층을 통해 여전히 도로에 남아 있으며, 운전자들에게 명확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제시하고 있어, 도로를 공유하는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슨 레빈(Jason Levine) 자동차안전센터의 전무이사는 "주 법원이든 워싱턴 DC든 상관없이, 자동차안전센터는 우리 모두가 도로와 연결되어 있는 타이어를 포함한 그들의 차량의 안전에 관한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의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굿이어 경영진에 의한 최초의 사실 인정 합의문이 연방법원에 제출되면서, G159 RV 타이어에 대한 숨겨져 왔던 진실이 서서히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G159와 관련된 400건이 넘는 재산 피해와 신체 상해 주장 소송이 다시 활기를 찾음과 동시에 굿이어의 험난한 시련이 예상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