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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럭바위 ‘상주리 석각’은 한국 고대사의 수수께끼 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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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럭바위 ‘상주리 석각’은 한국 고대사의 수수께끼 풀 열쇠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287)]

남해 양아리 암각화이미지 확대보기
남해 양아리 암각화
금산의 서남쪽인 상주면 양아리 두모마을에서 금산 부소바위로 오르는 길목에는 남해지방의 고대 역사를 밝히는 데 귀중한 유적이 하나 있다. 인적이 끊긴 지 오래로 산길을 헤치고 들어가면 길 왼편에 보호철책으로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평평한 너럭바위가 하나 나온다. ‘상주리 석각’이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이다.

가로 7m 세로 4m 정도 되는 너럭바위는 두모마을이 자리잡은 두모포를 향해 기어내려가는 듯이 보인다. 거북이 오른쪽 궁둥이 부근에 그림 모양 문자 혹은 문자 모양 그림이 사방 가로 1m, 세로 50㎝ 크기로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이 고대글씨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혹자는 ‘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뜻의 ‘서불과차’(徐巿過此)라고도 하고, 혹자는 글씨가 아닌 그림이라고도 한다.

상주리 석각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도 구구하다. ‘서불이 해돋는 모습을 보고 일어나 절한다’는 뜻의 서불기배일출(徐巿起拜日出) 여섯 자로 읽는 이도 있고, 훈민정음 이전의 한국 고대문자가 아닌가 하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한자가 아닌 범어, 곧 산스크리트어 계통의 글자라 보는 이들도 있지만, 어느 설이든 아직까지 명쾌하지는 않다.

그러나 중국 진시황이 삼신산에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보낸 시종 서불이 동남동녀 500명을 거느리고 이곳을 지나면서 자신들의 발자취를 남긴 글이라는 전설만 전한다.

우리 학계가 전설을 뛰어넘어 고대 문자를 해독해 고대사의 비밀을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