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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블록체인, 가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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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블록체인, 가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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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아직 우리가 가지 않은 길입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한마디로 ‘가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지난달 ‘블록체인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그는 “토큰 이코노미는 5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했다. 본래 그가 생각하던 보고서의 제목은 ‘블록체인, 5차 산업혁명의 시작’이다. 보고서를 발간하기 전 한국정부의 규제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해 설명하고, 미래를 논하는 내용으로 수정을 가하게 됐다는 것.

연구자들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기계학습과 이를 적용한 인공지능의 발달이다.

송 연구원이 보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은 빅데이터다. 현재 글로벌 시장의 빅데이터 주도권은 대형 IT 플랫폼 기업이 쥐고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수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려고 한다.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진행형인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뒤흔들고 중앙집중화됐던 권력을 해체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블록체인이 불러온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은 초대형 플랫폼이 쥐고 있던 신산업의 주도권을 개인이 쥐게 된다는 점이다.

그는 “블록체인의 시작은 금융위기에 따른 위기의식에 아나키즘적인 성향이 결합된 것이다. 중앙집중화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이 포인트”라며 “퍼블릭 블록체인은 새로운 생태계를 열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조차 부수고 새로운 시대(5차)로 넘어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현 시점에서 플랫폼 코인의 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 이더리움은 2015년에 등장했다. 플랫폼조차 프로젝트의 진행 단계다.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킬러 앱이 등장해 우리의 실생활에 침투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해 암호화폐 공개(ICO)의 90%는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송 연구원은 “현재 진행중인 ICO는 비유하자면 싸이월드의 도토리를 선구매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서 밀려난 기업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어떤 모습이 될까. 한국 정부는 ICO를 사실상 금지했다.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한 파괴적 혁신 산업과 기업이 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고서에서 그가 제시한 다섯 번째 시나리오대로 블록체인은 일부 적용 분야를 중심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만이 기존의 대형 플레이어 주도 아래 완만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송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이용해 현재의 3.5차 산업혁명 생태계 안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던 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다”라며 “IBM이나 도요타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IBM은 현재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요타도 다수의 기업과 손을 잡고 자율주행 분야의 IoT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은 앞으로 지금과는 다른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앞으로 많은 관심과 노력을 통해 우리도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