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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열린 초대형 IB 경쟁…삼성증권 '신수익원' 발굴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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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열린 초대형 IB 경쟁…삼성증권 '신수익원' 발굴 분주

베트남 투자 선점경쟁대신 해외주식브로커리지 강화...밀착자산관리서비스로 자산예탁 1위 지위 탈환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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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삼성증권이 신수익원발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빅5 증권사가 초대형투자은행(IB)에 걸맞는 치열한 투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신수익원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증권은 IB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지표중 하나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타사 대비 낮은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증권의 ROE는 6.7%다. 한국투자증권(12.1%), NH투자증권(8%)에 비하면 자본활용도가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치상으로는 미래에셋대우(6.2%)나 KB증권(4.9%)보다는 낫지만 두 증권사는 모두 인수합병(M&A)이슈가 있었다. 삼성증권도 초대형IB요건 충족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신수익원발굴로 자기자본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삼성증권 ‘베트남’ 선점경쟁 대신 수익성강화 선회
베트남 선점경쟁에서 삼성증권이 타사 대비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IB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투자업무의 토대로서 해외점포 공략을 중시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발행어음사업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이를 대체하려면 글로벌 투자기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베트남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연 6% 수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미국과의 긍정적인 외교관계 등으로 인해 주목의 대상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증권을 제외한 초대형IB는 이미 베트남 증권시장 개척에 나선지 오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07년 업계 최초로 합작법인 형태의 베트남 법인을 출범했다. 합작법인 형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6월 현지 영향력 확대를 위해 베트남 법인에 650억원 규모로 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일찍부터 베트남 현지점포에 투자해왔다. 2009년 49%의 CBV증권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 9월에는 나머지 51%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우리CBV 법인을 세웠다. 아울러 IB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내 IB전문가인 문영태 상무를 현지법인에 투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에 베트남 현지 합작 증권사 ‘키스 베트남’(KIS Vietnam)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자본금이 550억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19억13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KB증권도 지난해 10월 베트남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베트남 마리타임증권 지분 99.4%를 약 4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B증권은 자회사로 편입 한 달 만인 지난 11월 마리타임증권의 리테일 영업력 강화를 위한 142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결정했다.

이에 비해 삼성증권은 베트남 현지 법인, 사무소도 없다. 현재 이 회사는 홍콩, 뉴욕, 런던 3곳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다. 또 방콕과 대만에 사무소를 각각 하나씩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단 해외주식브로커리지 강화를 통해 리스크 대신 수익성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현재 베트남 호치민거래소와 리서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진출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나 경쟁사와 비교하면 늦은 감이 있다"며 “나머지 4개 초대형IB는 일찍부터 베트남 시장에 공을 쏟아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베트남 진출에 조심스러운 이유를 과거 홍콩점포 철수 논란에서 찾고 있다. 윤 사장이 전임 사장들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9년 홍콩법인을 출범한 후 1000억원대에 달하는 손실을 낸 바 있다. 인력을 80% 이상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2013년 씁쓸하게 철수해야만 했다.

◇KB·미래에셋대우 맹추격...자산관리 실력자 경쟁

삼성증권은 신사업을 통해 자산관리(WM) 명가 지위를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기관투자자를 제외한 고객예탁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고객예탁자산규모가 2014년에는 전년대비 15.2%, 2015년에는 27.9% 가량 늘었다.

단 삼성증권의 2016년 고객예탁자산은 전년대비 7.5% 하락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고객예탁자산 규모는 다시 183조원으로 전년(161조원)대비 13% 증가했지만 이전보다는 더디다.

삼성증권이 멈칫한 사이 M&A를 통해 공격적 영업행보에 나선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예탁자산규모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 예탁자산 규모는 기존 125조원에서 155조원으로 24% 증가했다. KB증권도 52조원에서 61조원으로 17% 늘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합병효과를 내세워 고액자산가 고객수에서 이미 삼성증권을 넘어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9월 기준 자산규모 1억원 이상 고객수가 14만명으로 삼성증권(10만명)보다 많다.

삼성증권은 그 공백을 온오프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예탁자산이 늘면 그만큼 주식 등 브로커리지와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 다양한 상품판매 확대가 가능하다”며 “대형 증권사 모두 수익다각화를 위해 주목하는 부문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증권업계가 초대형 IB쪽으로 방향이 흘러가는 만큼 최고경영자(CEO)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윤 사장의 내실다지기 전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