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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방학=여름휴가’ 어떻게 생각하세요]①극성수기에 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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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방학=여름휴가’ 어떻게 생각하세요]①극성수기에 몰리는 이유

학원들이 7월 말에서 8월 초에 방학을 편성해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은 어쩔수 없이 자녀의 학원방학에 맞춰 여름휴가를 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학원들이 7월 말에서 8월 초에 방학을 편성해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은 어쩔수 없이 자녀의 학원방학에 맞춰 여름휴가를 내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 경기도 수원에 사는 직장인 최진아(40∙여) 씨는 올여름 휴가를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잡고 회사에 휴가원을 냈다. 극성수기 휴가철이지만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평소대로 딸 아이가 학원에 다니면 이른바 '학원 뺑뺑이'를 돌려 퇴근 시간에 데리러 가겠지만, 학원 방학 기간에는 최 씨는 선택의 여지 없이 무조건 휴가를 내야 한다. 이때 휴가를 내지 못하면 초등학생 딸은 집에 혼자 있게 된다. 휴가를 내도 걱정은 이어진다. 극성수기에 떠나는 가족 여행의 부담 때문이다.

#. 중견기업의 임원으로 있는 김창원(51) 씨는 여름휴가를 이달 말로 계획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원 방학에 맞춰 동해안 쪽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이다.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이 아이의 학원 방학 기간이다. 하지만 휴가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시름이 깊다. 극성수기에 여행을 떠나는 탓에 교통체증과 행락지 혼잡, 바가지 상혼 등 ‘휴가지 악몽 3종 세트’를 고스란히 느끼고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학원가의 방학철을 앞두고 자녀를 둔 직장인들에게 휴가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극성수기에 휴가를 떠나 회사에 휴가원을 낼 때부터 눈치작전이 필요한 데다 평소보다 비싼 바가지요금을 들여가며 여름 휴가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통체증과 행락지 혼잡은 덤으로 따라붙는다.

7월 말과 8월 초에 시작되는 학원 방학은 곧 직장인에게 여름휴가를 알리는 소리와 같다.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휴가 시기는 자녀의 '학원 방학'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학원이 7월 말 혹은 8월 초에 방학해 자녀를 둔 직장인 혹은 학부모들이 애를 먹는다.

극성수기는 피하고 싶지만 매년 학원 방학이 이 시기에 편성돼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울며 겨자 먹기로 여름휴가를 떠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학원 방학이 휴가철 극성수기를 부추긴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 여름휴가 극성수기, 학원 방학이 만든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5인 이상 53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하계휴가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대부분이 8월 초에 평균 4일 정도 여름휴가를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계휴가가 집중되는 시기는 8월 초순이 49.3%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7월 말로 29.7%가 나왔다. 이어 8월 중순에 떠나는 직장인이 5.0%로 나타났다. 7월 말~8월 초 휴가 실시 비율은 올해(79.0%)가 지난해(77.6%)보다 1.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경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휴가일은 대부분 8월 초에 몰려있다. 그중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은 7월 말과 8월 초로 분산됐으며, 이는 자녀의 학원 방학 일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학원가에 따르면 대다수 학원 방학은 예년과 같은 7월 말 혹은 8월 초에 편성됐다. 학원가에서 매년 이 시기에 방학 체제에 돌입하는 건 학교 방학과 월 수업일수, 직장인들의 휴가 시기 등을 고려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한 학원 관계자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주로 방학을 한다”며 “학부모들이 그때 많이 쉬기도 하고, 또 날이 너무 더우니까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지칠 수 있어서 예전부터 계속 방학을 편성해왔다"고 밝혔다.

대형입시학원 관계자는 “월 4주를 기준으로 수업을 진행 중”이라며 “8월은 5주차로 구성돼 부득이 첫째 주에 학원 방학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날짜를 잡다 보니 여름 성수기인 8월 첫째 주에 학원 방학을 하게 됐다. 휴가철이 아닌 다른 달이어도 5주차가 되면 교사 교육 진행을 목적으로 휴강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야 어찌 됐든 학원가에서 7월 말과 8월 초에 방학을 편성하고 있고, 대부분의 휴가자들이 그 시기에 맞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고 있다. 이쯤 되면 휴가철 극성수기는 학원 방학이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