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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원화, 더딘 펀더멘털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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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원화, 더딘 펀더멘털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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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원달러환율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한때 1250원으로 급등했던 원달러는 불과 한달도 안되 1160원대로 미끄러졌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최대의 절상폭을 보이며 절상폭도 최대다 하지만 원화강세의 원인은 심리적 요인으로 추가하락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펀더멘털에 비해 오버슈팅돼 추가조정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환율 널뛰기, 고점 대비 75원 하락

자료=대신증권
자료=대신증권
원달러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 폭도 아찔한 수준이다. 원달러환율은 지난달 25일 1238.8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1일(최고가 1238.80원)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하지만 한 달도 안되 상황은 딴판이다. 지난 21일 원달러환율은 1163.50원으로 무려 75원 넘게 떨어졌다. 이같은 원화강세폭은 신흥국 가운데 최대로 지난달 신흥국 통화강세랠리에서 소외된 한을 푼 셈이다.
원화강세(달러약세)를 부추긴 요인은 해외변수다. 미 연준, ECB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통화기조완화정책을 취하며, 금융시장의 위험자산선호현상이 크게 개선됐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투기등급 채권가격의 상승으로 확대되며 한국 등 신흥국 ‘위험통화’에 대한 선호가 다시 부각되며 원화강세를 이끌었다.

원자재 상승도 한몫했다. 한때 배럴당 25달러를 위협하던 국제유가는 40달러선을 돌파하며, 바닥탈출에 성공했다. 이는 달러약세로 촉발된 ‘비달러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의 일환으로 원화강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원화강세, 펀더멘털회복 불투명, 미금리인상시 강세 불씨

자료=키움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키움증권
문제는 원화강세의 속도만큼 내부요인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더딘 펀더멘털회복세는 원화강세를 지지하기에 부담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3월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20일 수출액은 237억7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가 15개월째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은 줄어드는데, 원화가치는 오르는 등 엇박자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원화를 보면 오버슈팅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내부환경의 변화, 예를 들어 경기여건의 호전, 외국인 자금의 추세적 유입 등을 전제로 하지 않는 환율 하락은 언제든 그만큼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라며 “, 지금의 환율수준이 지속된다면 하반기 한국의 성장성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이며, 원달러환율이 이를 반영한다면 환율상승의 폭은 더욱 빠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강세요인 모멘텀 약발 약화, 3분기 환율강세 가능성

자료=KB투자증권, 달러인덱스 추이
자료=KB투자증권, 달러인덱스 추이
원화강세를 이끈 모멘텀도 약화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꺾지 않았다”라며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약화와 ‘유가조정 및 미국실질금리 상승 가능성’이 대립하는 구도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미국금리인상단행이 유력한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미국 실질금리 상승 및 유가조정이 나타나며, 3분기 환율은 다시 1180~1250원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반대로 선진국, 신흥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1200원 아래에서 원화(달러)가 상향(하향)안정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팀장은 “하반기 미국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달러가치가 과거만큼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원달러환율의 적정펀더멘털 수준은 1189원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이 레벨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팀장은 “이제 달러강세는 선진국도, 신흥국도, 미국도 원치 않는다”라며 “연준의 통화정책과 달러 및 신흥국 금융시장이 서로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생기지 않는 수준에서 원달러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