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1234원 돌파, 지난 19일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
환율이 급등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234.4원으로 마감, 지난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2주동안 3.1% 오르며 상승탄력세가 뚜렷하다.
환율급등으로 증시의 시선은 외국인 투자자로 향해 가고 있다. 과거 외국인은 환율급등 시 주식매도를, 환율하락기에 주식매수로 대응하는 경우가 잦은 탓이다. .
SK증권에 따르면 과거 원달러환율이 1200원을 돌파한 적은 1997년, 2000년, 2008년, 2010년이다. 2010년을 제외하면 외국인 매도가 거세지는 약세장에서 환율이 1200원을 돌파했다.
■환율상승 외인매도촉발, 외국인 과거와 다른 매매패턴으로 대응
환율상승은 외국인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바로 환율급등기에 접어들면 주식을 매수한 외국인이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외인이 환손실을 입을 수 있는 환율레벨을 대략 1150원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흥미로운 현상은 최근 환율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외인의 매도가 줄며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코스피, 외국인순매수 간의 상관계수가 각각 -0.85, -0.77(2009년 이후)에 달하는 뚜렷한 역상관관계를 기록중이다. 쉽게 말해 환율이 오르면 반대로 코스피가 내리고, 외국인이 판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증시반등에서 이 같은 공식은 깨졌다. 원달러 환율상승, 코스피 상승, 외국인 순매수 전환현상이 나타나며 환율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가 과거와 정반대다.
■글로벌경기부진, 펀더멘털 개선 미흡…외국인 추가 순매수 역부족
이같은 매매조합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인의 추세적 순매수를 기대하기에는 글로벌 펀더멘털 모멘텀이 견고하지 않다"라며 "과거에도 원달러환율상승과 외국인 순매수기간은 2-5주에 그쳤다"고 말했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가 확대되고 우리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의 원/달러 환율상승은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추가적인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 자금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증시를 짓누르는 하방압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성해 기자 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