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는 긁쟁이, 남편은 곤쇠아비

[어려운 말 대신 예쁜 토박이말을 쓰자(3)]

기사입력 : 2013-04-03 20:01 (최종수정 2015-02-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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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아내가 남편에게 심하게 바가지를 긁는다. 그러면 남편은 아내에게 ‘긁쟁이’라고 말한다. ‘긁쟁이’는 잔소리를 귀찮게 늘어놓는 사람이나 바가지를 자주 긁어대는 여자다. 그러자 공격을 받은 아내는 곧바로 “당신이 ‘근심가마리’니까 걱정이 돼서 그렇지.”하고 되쏜다. ‘근심가마리’는 근심거리가 되는 일 또는 사람을 말한다. 아내와 남편은 이렇게 피장파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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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이 들면서 '곰살갑다(곰살궂다, 곰살맞다)'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곰살갑다'는 상냥하고 부드럽고 속 너름을 말하는 것이다. 또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처럼 자기 공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그저 '굄돌'로 만족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굄돌은 물건의 밑을 받쳐 기울이거나 쓰러지지 않게 괴는 돌을 말한다. 또 곰과 같이 순하고 듬직한 사람, '곰손이'도 괜찮지 않을까?

사람의 행위를 이르는 재미난 말로 '말살에 쇠살'도 있다. 이 말은 푸줏간에 고기를 사러 갔는데 벌건 말고기를 쇠고기라고 내놓는 것을 말함이다. 누가 보아도 가짜여서 따지면 주인은 쇠고기라고 벅벅 우긴다. 번연히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우기거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말을 할 때 쓰는 말이다. 요즘 고위공직자 후보들 가운데 그렇게 우기는 사람도 있었다.

참 좋은 말로 '솔개그늘'도 있는데 솔개가 날 때 땅에 생기는 작은 그림자처럼 아주 작게 지는 구름의 그늘을 말한다. 뙤약볕이 내려쬐는 여름날, 들판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다보면 솔개그늘이라도 정말 고마운 것이다. 나부터 남에게 솔개그늘이라도 되어보면 좋겠다.

임금이 먹는 밥은 수라, 하인이 먹으면 입시

토박이말로 보면 밥에도 등급이 있다. 임금이 밥을 드시면 '수라', 어른이 드시면 '진지', 보통 사람이 먹으면 '', 하인이 먹으면 '입시'이고, 죽은 사람에게 제사지내는 밥은 '젯메'이다. 밥도 수라가 되면 영광스럽고, 입시가 되면 천해질까?

예전 농부들은 그릇 위까지 수북이 담은 '감투밥'을 먹었는데 고봉밥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먹어야만 고된 농사일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어떤 서양 사람이 고봉밥을 먹고 낮잠을 자는 농부를 보고 죽은 줄 알았다나? 하인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소금으로 반찬을 차린 '소금엣밥', 국이나 반찬도 없이 강다짐으로 먹는 '강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가 하면 세상에는 마땅한 값을 치르지 않거나 당연히 할 일을 하지 않고 먹는 '공밥'도 있는데 이런 기생충 같은 이는 세상에 근심가마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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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이나햄버거는속에반찬감을넣어손에들고먹을수있게쐐기를지른밥이다.


요즘 시간이 없거나 돈이 없는 사람들이 가볍게 먹는 것으로 김밥이 인기다. 또 서양 간편식(패스트푸드)를 밥 대신 즐겨 먹는 사람도 많은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햄버거다. 이 김밥이나 햄버거는 속에 반찬감을 넣어 손에 들고 먹을 수 있게 쐐기를 지른 밥이다. 이런 밥이야말로 '쐐기밥'일 것이다.

요즘 나라에는 힘 있는 사람의 주위에서 지혜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를 '해가림'으로 불러주면 좋겠다. 권력자가 방귀를 뀌니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아부했던 사람이 일반 국민에게는 추상같다. 바로 그런 사람이 해가림이다. 이런 사람은 더불어 사는 세상에 근심거리 곧 근심가마리.

사람들은 누구나 나이가 들게 마련인데 나이가 지긋한 사람 곧 인생 절정기의 사람을 삶의 꽃등을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꽃등을 맞고서도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젊은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곧은목성질'인데 융통성 없이 외곬으로만 나아가는 성질을 말하며,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은 듣기에 매우 거북한데 그럴 때 하는 말이 '귀 거칠다'이다. 또 말을 함부로 하여 남의 심사를 뒤틀리게 하는 것을 '글컹거리다'라고 한다. 나이 먹을수록 '곤쇠아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나이는 많아도 실없고 쓰잘 데 없는 사람은 '곤쇠아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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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어실없고쓰잘데기없는사람은곤쇠아비다./그림이무성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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