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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이른 새해인사에 중소기업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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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이른 새해인사에 중소기업 '방긋'

하청업체들 설연휴 자금 융통에 큰 도움

[글로벌이코노믹=정소현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삼성그룹, 현대차 그룹 등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일찍 지급하기로 했다. 신년 초부터 협력사와 상생경영에 나서는 대기업들의 행보에 하청업체들이 모처럼 숨을 돌리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10여개 계열사에서 1조원 규모의 물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중공업·삼성에버랜드 등이 조기 지급 행렬에 참가할 예정이다. 지급 날짜는 오는 28일에서 30일 사이로 기존 설 때보다 일주일이나 빠르다.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3개사도 오는 22일까지 1조3백억 원을 협력사들에 미리 지급한다. 또 대금 조기지급을 받을 약 2000여개 협력사들도 2, 3차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대급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협력사인 세종의 관계자는“기존 지불 방식인 어음 대신 현금으로 받게 돼 설 연휴에 자금 운용이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침체에 빠진 철강업계도 설 연휴에 앞서 대금을 지불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일 대금 지급으로 거래기업들의 자금 활용이 쉽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지급될 금액의 규모는 약 4000억 원으로 기존에는 일주일에 두 차례 결제가 진행됐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2 ․ 3차 협력사들도 제 때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세금 계산서 발행 후 즉시 계좌 이체가 이뤄지는 ‘포스코-윙크’ 시스템을 시행 중에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불 절차가 순조롭도록 납부해야 할 대금 규모를 취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관계자는“대금 결제일인 29일에서 이틀 앞당긴 27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혀 빠른 시일 내에 납부대금 조기 지급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도 기존 지급일보다 일주일 빠른 28일까지 협력사들에 일찍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약 2천2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1600여개 협력업체들에게 미리 지급한다”고 알렸다. 현대중공업 협력사인 대상E&I 측은 “대금 회수일이 지난 10일이었고 이미 현금으로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특정 일자가 아닌 때에도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활용을 위해 현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생전략의 취지를 엿볼 수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L&C 역시 1주일 정도 지급 기일을 앞당길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그룹, 신세계,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최소 100억 원에서 최대 1000여억 원의 대금을 미리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협력센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의 경우 대기업들의 조기 납부 금액이 4조8000억 원 정도로 예정됐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들의 납부대금 집행으로 협력사들의 만족감이 대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여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대금을 먼저 받게된 중소기업들의 활기 띈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