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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투자 독려도 "안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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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투자 독려도 "안 통하네"

10대그룹 1분기 투자 10% 줄고 현금 보유 늘어

[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국내 기업들의 올 1분기 총 투자 규모가 작년 1분기보다 8% 가량 줄어든 반면에 현금성 자산은 10% 수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경영평가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1분기 실적을 보고한 302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투자 규모는 31조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3% 감소했다.
하지만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총 196조원으로 작년 말 대비 10.8% 늘어났다.

상위 그룹으로 올라갈 수록 투자는 더 부진했다.

10대 그룹 99개 계열사의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47조원으로 작년말 대비 10.9% 늘었으나, 투자는 18조4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0.7% 줄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으로 좁혀지면 이들 그룹 계열사의 투자 감소폭은 16.5%로 더 커진다. 대기업일수록 투자가 줄어든 것이다.

가령, 삼성그룹 15개 계열사의 1분기 투자액은 총 6조1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나 줄었고, 특히 삼성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의 76%인 42조원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1분기 투자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 무려 53%나 내려앉았다. 반면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현금성 자산은 총 55조8000억원으로 11.2% 증가했고,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 증가율은 17%를 기록했다.

10대 그룹 중 투자를 확대한 기업은 포스코(2조5000억원, 59%), 현대자동차(2조4800억원, 23.3%), 롯데(7700억원, 9.8%), GS(4700억원, 20.2%), 현대중공업(4000억원, 26.4%) 등 5곳.
반대로 투자를 줄인 10대 그룹은 삼성 외에 LG(3조1000억원, -2.0%), SK(2조4000억원, -22.1%), 한화(3800억원, -20.8%), 한진(2700억원, -37.3%)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현금성 자산 10조90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돼 작년말 대비 65.3%나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한편,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은 삼성이 55조8000억원으로 최대였고, 현대차(37조3000억원), SK(14조3000억원), 현대중공업(10조9000억원), LG(8조7000억원), 포스코(7조8000억원), 롯데(4조5000억원), GS(4조4000억원), 한진(2조1000억원), 한화(1조1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투자 기피 및 현금 보유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들어 대내외 경기 회복의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화 등 규제 강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기업경영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