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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논란' MSG·사카린이 갑자기 안전 물질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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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논란' MSG·사카린이 갑자기 안전 물질 '둔갑'

[글로벌이코노믹=이경열기자] “MSG 무첨가는 건강에 좋고, MSG 첨가는 건강에 좋지 않다?” 최근 식품첨가물 MSG와 관련, 유해성 논란이 뜨겁다. 급기야 보건당국이 인체 무해하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MSG에 대한 소비자 불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트렌트를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식품업체들은 이를 기회 삼아 앞 다퉈 ‘무(無)첨가’ 신제품을 출시하며 상품판매를 위해 과도한 마케팅까지 일삼고 있다. 보건당국의 MSG에 대한 객관적 입장에도 이미 업계와 소비자 간에 무첨가 열풍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물론 MSG의 안전성은 일찍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1968년과 1980년대 초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특별위원회를 통해 MSG의 안전성을 재검토했고,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는 결과를 1978년과 1980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했었다.
1987년에는 FAO(유엔식량농업기구)와 WHO(세계보건기구)가 함께 MSG 안전성을 재검토하여 역시 문제 없다는 결과를 내놨으며, 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실험에서 독성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이른바 '중국음식점 증후군'으로 대변되는 1995년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 조사에서는 실제 MSG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EU식품과학위원회 역시 중국음식증후군은 MSG가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음식 섭취 후에도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WHO와 FAO 전문가 단체인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FCFA)는 물론 미국 FDA 그리고 일본 후생성 등에서도 MSG의 1일 섭취량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도 2010년 롯데라면으로 불거진 MGS 유해성 논란 당시 식약청에서 "국제적으로도 인정된 안전한 물질"이란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화학조미료의 대표격인 MSG는 흥분성 신경전달 물질이다. 많이 먹으면 신경 조직에 흡수돼 신경 세포막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중국음식을 먹고 나면 생기는 두통이나 구토, 메스꺼움, 혀 마비 증상 등 '중국음식증후군'이 MSG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호주 등 각국의 식품 관련 기관들이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여전히 대다수 전문가들은 MSG 무해론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은 "MSG 과량 섭취는 뇌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에게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뇌는 전두엽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대뇌관문이라는 방어막을 갖추고 있는데, 유아는 이 대뇌 관문이 발달하지 않아 소량의 MSG만으로도 뇌하수체가 파괴돼 성장과 신진대사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염분과 단백질 생산을 억제하고 콩팥이 칼슘을 흡수하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뼈 속에 저장됐던 칼슘을 떨어져 나가게 해 뼈 성장을 멈추게 만든다.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이나 구토, 두통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대 보건연구팀의 조사결과, 라면을 하루 1/3개 섭취하는 어린이는 전혀 먹지 않는 어린이보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