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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서 모바일상품권까지”…선물문화가 경제발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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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서 모바일상품권까지”…선물문화가 경제발달 역사

[스페셜 시리즈 25] 한국의 추석선물문화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선물을 주고 받느라 거리가 유동인구로 넘쳐나고 있다. 추석선물 문화는 감사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으로 한국 국민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요즘에는 명절선물이 뇌물로 변질되어 논란이 되곤 하지만 실제로 명절전물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인데 요즘은 역으로 진행되고 있어 씁쓸한 마음을 가진 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각층의 설문조사에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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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절은 이웃과 정(情)을 나누는 “나눔 문화” 가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 추석선물 변천사

한국의 추석 선물문화의 변천사를 보면 한국경제의 발달사를 볼수 있다. 추석선물은 그시대를 풍미해 경제 및 사회환경의 변화도 말해주기 때문이다.

1950년대는 먹거리가 선물의 대세였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배고팠던 시절이어서 먹는 것에 대한 절실함이 서려있었다.

짚으로 엮은 달걀꾸러미, 토종닭 한 마리, 돼지고기 한 근 등이 이때의 대표적 선물이다. 이때는 세트화된 선물이 아닌 이웃과 친지들과 더불어 정(情)을 나누는 문화였다.
1960년대는 이보다 조금 발전해 가공식품인 설탕, 조리료, 밀가루 같은 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는 문화적인 면이 가미되어 다방문화와 커피문화가 확산되면서 커피세트가 확산되었다. 이때는 경제 산업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경공업이 발전하게 되면서 공산품이나 경공업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정식으로 규격화된 선물세트가 이때 부터 등장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 1990년대는 간편성과 받는 이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종이 상품권이 등장하면서 선물의 트랜드를 바꾸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경제 부흥을 이룬 덕에 삶의 여유를 찾는 웰빙과 여가문화의 정착으로 건강기능식품, 유기농 식품, 스포츠 상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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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추석선물의 트랜드는 역시 웰빙

한국이 경제부국으로 부상하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상품의 인기가 여전하다. 현대백화점은 웰빙 트렌드의 정착으로 건강기능식품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100% 국내산 현미발아 동충하초가 함유된 '동충일기' 선물세트가 인기 상품이다.

신세계는 평안도 전통주인 감홍로주와 전통누룩과 유가찹쌀로 빚은 대구 전통주인 하향주를 세트로 구성한 '명인 감홍.하향 세트' 등 전통주 세트도 많이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 과일의 구성비를 전년의 25%에서 40%로 늘려 구성하는 등 웰빙트랜드 잡기에 나서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번 추석 선물로 곶감이나 멸치 세트 등을 전년대비 20% 늘렸고, '벽제갈비' 설렁탕과 한우갈비찜 등도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대형마트도 친환경·건강식품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아모레 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 등 3개 제조사와 공동으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이나 친환경 마크를 취득한 친환경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재생종이를 사용하고 손잡이도 플라스틱이 아닌 천으로 만들었다.

이들 선물세트는 환경부가 만든 그린카드로 결제 시 판매가의 30%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며, 제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20% 추가 할인까지 가능해 사실상 판매가보다 50% 싸게 살 수 있다.

롯데마트는 프리미엄 잡곡과 천연 조미료 등 건강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산 와규와 필리핀 망고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 신선식품도 그대로 추석 선물세트로 선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추석은 한우와 굴비, 건강기능식품 등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며 "백화점의 경우는 10만원 안팎의 실속형 세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올 추석 선물세트, 초저가보다 중저가 인기

올추석은 웰빙 트랜드와 함께 중저가 실속제품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롯데마트가 최근 추석 선물세트 판매 동향을 살펴 본 결과 올 추석에는 처음으로 3만~5만원대 선물세트가 1만~3만원대 초저가 세트의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한 3만~5만원대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추석 같은 기간 대비 71.6%, 5만~10만원대 선물세트 매출은 33.8% 신장했다.

반면 1만~3만원대의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10.2% 감소했으며, 특히 1만원 미만의 초저가 선물세트 매출은 1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까지만 해도 대형마트의 명절 선물세트는 1만~3만원대의 저가 상품이 단연 강세를 보였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지난해 추석에는 1만원 미만의 초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가 두드러진 반면, 올해는 상품의 품질과 구성을 따지는 가치형 소비가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 추석 선물세트 구입 '모바일'이 대세

한국의 이번 추석 선물세트 쇼핑은 모바일 쇼핑으로 급속히 옮아가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온라인 마켓 옥션이 8월 11일부터 24일까지 2주 간의 추석선물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작년 추석 2주 전 대비 모바일 판매량이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선물세트가격은 2만원 이상이 주 구매가격이라면 웹에서는 2만원 이하 상품을 대량 구매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웹에서는 2만원 이하 가공식품, 생활용품 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옥션 사업자 회원 전문관인 '비즈플러스'에서는 10세트 이상 구입하는 비중이 무려 80%를 차지했다.

이같은 현상은 모바일에서는 개인적인 선물을 주로 구매하기 때문이고 웹에서는 단체 선물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웹에서는 또 한우·과일 등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해야하는 식품 선물세트 주문이 강세로 나타났다. 옥션의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은 전주 대비 50% 증가했다.

e쿠폰의 모바일 판매가 대폭 증가한 것도 새로운 트랜드다. 백화점·제화 상품권은 같은 기간에 비해 105%, 외식 상품권은 235% 증가했으며, 추석 귀향길을 대비한 주유 상품권 판매도 375% 늘었다.

김영은 옥션 모바일팀장은 “올 들어 간편 결제인 '스마일페이'와 특가 할인인 ‘올 킬’ 시리즈 등 모바일 전용 서비스가 늘었다”며 “이용자들은 모바일에서 개인적이고 충동적인 소비 성향을 보였고, 웹에서는 가격 비교를 통한 단체 선물 경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 '모바일 상품권' 매출도 급증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2008년 32억원에서 지난해 1413억원으로 44배 커져 모바일 쇼핑 성장속도는 전체 온라인 쇼핑의 10배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조58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4%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모바일 거래액은 3조1930억원으로 136.9% 증가했다

올 추석 마케팅으로 유통업체들이 모바일상품권에 집중하고 있어 앞으로 모바일 거래는 더욱 급증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 추석 업계는 예년보다 '모바일 상품권' 발행을 늘리는가 하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는 올해 처음 시장에 가세하면서 모바일 커머스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번 신세계 기프트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사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스마트폰에 저장된 바코드를 보여주면 결제할 수 있도록 해 신세계의 스마트폰 바코드 결제는 국내 백화점 중 첫선 이다.

다른 백화점의 모바일 상품권은 종이 상품권으로 바꾼 후 사용 가능한 것과는 크게 다르다.

홍종식 신세계I&C 상무는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상품권을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도록 상품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모바일 상품권 발행을 늘려 시장 확대에 나서 매출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모바일 상품권 비중이 전체 상품권 발행액 중 2011년 14%에서 2012년 21%, 2013년 25%로 매년 높아 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는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올 들어 모바일 상품권 발행액이 지난달까지 전년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백화점·마트 상품권은 또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매출도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송기간이나 직접 만날 필요가 없어 인기가 높다.

G마켓은 지난달 12~18일 백화점·마트 상품권으로 교환 가능한 모바일 쿠폰이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8월 23~29일)보다 398% 더 팔렸다.

올해 편의점도 모바일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선물샵에 '추석 선물 특선 코너'를 마련해 핸드크림과 홍삼선물세트 등 총 7종의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구매 고객에게 구매 금액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이 지급되고 5일 이내에 선물 받을 사람이 원하는 주소지로 무료 배송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종이 상품권보다 구매가 쉽다는 장점을 가진 모바일 상품권은 별도 배송 절차 없이 선물이 가능해 매년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3일자 지면 11p 게제>

/윤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