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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발목잡는 귀족노조 下] 1987년 이후 25년 동안 파업한 현대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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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발목잡는 귀족노조 下] 1987년 이후 25년 동안 파업한 현대차 노조

이달 1일 새 집행부 선출 선언…임금협상 연내 타결 불투명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임금피크제 확대 도입 등을 거부하고 지난달 23일부터 3일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청년실업 등 사회문제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기득권만 챙기는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2일 29차 임단협 교섭을 열었으나 교섭에 실패했다. 노사는 최대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안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교섭 실패에 따라 노조는 23일 4시간 부분파업, 24일과 25일 6시간 파업에 나섰다. 전체 조합원 4만7000여명 가운데 울산공장 조합원 2만8000여 명과 함께 전주와 아산공장, 남양연구소, 정비‧판매 부문 조합원도 파업에 참여했다. 회사는 3일 연속 파업에 1만800여대, 2230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출정식(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출정식(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후 해마다 크고 작은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어왔다. 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은 해는 1994년과 2009∼2011년, 단 4년뿐이다. 노조 설립 첫해부터 올해까지 이 4년을 제외하고 25년째 파업을 한 셈이다.

지난해까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추산하면 총 파업일수는 406일이며 생산차질대수는 129만7000여대, 매출손실은 15조305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1만6500대, 3300억원의 손실이 있었고 그 전년도엔 5만91대로 1조7000억 원가량의 손실이 입었다. 앞서 2006년에는 총 33일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1조6000억원의 손실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년 이 같은 악순환에도 1인당 평균 연봉이 9700만원에 달하는 현대차 노조는 자신들의 임금인상을 위해 파업을 단행해왔다. 현대차 노조가 귀족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고임금 때문이다. 현재 세계 1위를 다투는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 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 노조의 고질적인 파업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에 노조 파업은 공감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노조 측도 득보다는 실이 많은 파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된 산업군이 조선업과 자동차업인 울산의 경우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우려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공장이 멈추면 납품에 의존하던 업체들의 공장도 제고조정을 위해 같이 멈춰 서고 이런 악순환은 하도급 업체들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울산 지역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상황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것은 배부른 귀족노조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업계는 이 같은 노조 문제가 최근 현대차의 신차 효과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분석했다. 쏘나타와 신형 아반떼 등 신차 출시에도 소비자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품질 등 향상에도 여전히 반감을 얻고 있는 이유는 반복되는 노사 문제"라며 "소비자 사이에선 노조 파업으로 인한 현대차 품질 저하를 예상하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노조 부분파업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노조 부분파업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 임단협 교섭, 차기 집행부 선출 이후 12월 중순께 재개 전망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은 새 집행부가 선출된 이후에나 재개될 전망이다.

추석 이전 3일간의 부분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해 조업 정상화를 선언했다.

현대차의 현 노조집행부 임기는 지난달 30일로 종료됐다. 노조는 이에 따라 지난 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교섭 재개와 현 집행부 임기(2년) 연장 여부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노조는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모든 파업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또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부터 중단한 잔업과 특근도 1일부터 정상화했다. 노조는 지난달 14일부터 잔업을 거부했고 같은 달 19일과 20일 주말부터 특근을 중단했다.

하지만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끝나고 차기 교섭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노사간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교섭 재개 시점을 새 노조 집행부와 함께 대의원선거에서 대의원 구성이 모두 완료되는 12월 중순께로 전망하고 있다.

한 지역 노동계 전문가는 "차기 노조 집행부가 선출되더라도 교섭안에 대한 재 논의가 진행돼야 해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추가적으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교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기본급 8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 + 300만원 + 무파업시 주식 20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공장 신‧증설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65세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