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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43)] 인터넷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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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43)] 인터넷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 눈도 채 뜨기 전에 손으로 더듬어 찾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휴대폰일 것입니다. 시간을 볼 목적이라면 시계를 보면 되지만 굳이 휴대폰을 보는 이유는 밤새 왔을 메시지나 카톡, 페북과 이메일 등에 대한 궁금증이 앞서기 때문이겠지요. 휴대폰만 있으면 카톡이나 문자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접속해 사진을 올리며 동영상을 공유하고,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내려 주변 사람들의 근황을 파악할 수 있고 각종 뉴스와 소식을 수시로 접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의 생활은 참으로 많이 편해지고 빨라졌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스마트폰의 열풍으로 인하여 굳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고, 즉시에 문자나 카톡으로 소통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명절이나 이름 있는 기념일에는 다양한 동영상과 이미지 등을 받아서 복사하여 그대로 여러 사람에게 날릴 수도 있고, 이모티콘도 다양하여 때로는 나의 복잡하고 세밀한 감정 상태를 클릭 한 번으로 쉽게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메신저나 SNS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우리가 치러야 할 혹독한 대가가 따르기도 합니다. '인터넷 나라의 앨리스'는 바로 그러한 점을 조명한 책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명 블로그인 앨리스는 '질주하는 리타'라는 닉네임으로 학교 및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정체불명의 '야레드'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접근한 사이코패스에게 급기야는 성폭력을 당할 위기에 처하고 나서야 앨리스는 비로소 모든 재앙이 자신이 인터넷 상에 남긴 수많은 글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나의 성향이나 취향, 거주지와 출신 등 내가 흘린 데이터 부스러기들은 나중에 다른 사람에 의해 특정한 의도로 결합이 되어 나를 공격하는 무기로 이용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앨리스의 반 아이들이 사회 시간에 '인터넷의 함정'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할 때 튀센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디지털 원주민인 너희들이 남긴 온라인 프로필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사회적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된단다."

"이렇게 형성된 정체성은 일생 동안 너희를 계속 따라다니게 될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엔 너희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남긴 글이나 기록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나중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글이나 사진 혹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거지."

http://www.e-jindan.kr/user/list.asp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진단할 수 있다.
http://www.e-jindan.kr/user/list.asp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진단할 수 있다.
우리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 몇 차례의 사건을 겪었기에 인터넷 상의 금융정보 유출에는 민감한 편이지만 블로그나 카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네트워크 상에서 자발적으로, 또는 무심코 제공하는 개인정보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입니다. 때로는 인터넷 닉네임이 디지털 원주민의 명예를 보호해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자신의 정보를 별 생각 없이 노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여러분이 인터넷 상에 남긴 흔적들을 조합하여 덫을 만들어 여러분의 인생을 옭아맬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인간은 누구나 삶의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지만 괜스레 공개적으로 남겨서 스스로 위험을 초래할 필요는 없겠지요.
오늘도 활발한 '너의 페북'을 부러워하면서 잠잠한 '나의 카톡' 때문에 외로워하지 마세요. 내가 보낸 문자나 카톡이 읽음으로 되어 있는데 답이 없다고 노여워하지 마세요. 스팸 메일만 들어와 있다고 분노하지 마세요. 댓글이 적다고 소외감을 느끼지 마세요. 대화가 필요하면 사이버 세상에서 가면을 쓰고 이름을 숨기지 말고 서로 만나서 당당하게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해요. 이를 위해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에서는 10월의 마지막 날, 제14회 대한민국독서토론논술대회를 마련했습니다. 이날 중학생들은 인터넷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경희대학교에서 모여 함께 얼굴을 맞대고 진지하면서도 유익한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