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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특집(上)] 차세대 산업의 쌀 '탄소소재'…한국 미래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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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특집(上)] 차세대 산업의 쌀 '탄소소재'…한국 미래 이끈다

철 대비 무게 1/4, 강도 10배 이상 강해…수요산업 경량화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소재

효성이 출시한 탄소섬유 '탄섬'이미지 확대보기
효성이 출시한 탄소섬유 '탄섬'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철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자동차, 조선, 가전, 건설 등 전방위 수요산업에 완제품을 만드는 기초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의 아성에 도전하는 많은 소재들 중 유독 주목받는 소재가 있다. 바로 탄소소재다. 탄소소재 시장은 자동차, 항공산업 등 수요업계의 경량화 요구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탄소소재를 미래 국가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편집자 주


◆ 탄소소재란 무엇인가?


탄소소재는 철에 비해 무게가 1/4 수준이면서도 강도는 10배 이상이나 강하다. 한국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신성장동력 사업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탄소섬유는 자동차, 건축 등 산업분야에서부터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 산업, 스포츠 레저 등 소비재 분야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원료인 탄소는 석탄 등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소재인 반면에, 탄소섬유를 활용한 제품은 100배, 200배 이상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탄소섬유로 인한 전ㆍ후방 산업효과가 뛰어나 이로 인한 경제부흥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조하는 신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탄소섬유는 원사(실)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로, 철에 비해 1/4 수준의 무게, 10배의 강도, 7배의 탄성 등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도 높아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적용된다.

탄소섬유는 탄성률에 따라 표준탄성(SM), 중탄성(IM), 고탄성(HM), 초고탄성(UHM)으로 구분된다. 사용처에 따라서는 범용, 중성능, 고성능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탄소섬유에는 크게 제조 방법에 따라 PAN계(팬계)와 PITCH계(피치계)로 나뉜다. PAN계는 아크릴로나이트릴(Acrylonitrile)을 중합 후 방사하여 얻은 PAN(Poly-Acrylonitrile) 섬유를 고온에서 탄화해 제조한 것이다.

PITCH계는 석유, 석탄 공정에서 증류하고 남은 잔류물(Pitch)을 방사한 후 고온에서 탄화해 제조한 것을 말한다.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PAN계 96.2%, Pitch계 3.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효성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개발에 성공한 이후, 2013년부터 PAN계를 생산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크게 중합, 방사, 소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먼저 중합은 아크릴로니트릴(AN : acrylonitrile)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분자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중합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고분자 중합체(PAN : polyacrylonitrile)는 방사 과정을 거쳐 아크릴 섬유로 재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크릴 섬유를 1200℃ 이상의 고온에서 산화 및 탄화시키는 과정이 소성과정이다.

소성과정을 거친 아크릴섬유는 탄소(C) 성분만 남아 탄소섬유가 완성된다.

◆ 탄소섬유, 수요산업의 경량화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소재


탄소섬유의 약점은 가격이다. 탄소섬유의 가격은 알루미늄의 4배, 철강의 9배에 이른다. 이로 인해 항공기, 전기차, 슈퍼카 분야에서 제한적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자원순환이 어렵고, 느린 화학반응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현재의 생산기술을 단기간에 혁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약점이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탄소섬유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은 탁월한 성능에 있다. 탄소섬유의 가장 큰 특징은 철보다 가벼우면서도 더 강하다는 데 있다. 탄소섬유가 항공기 및 자동차 등에 적용될 경우 기기 자체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연비가 향상되고 배기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

건축자재로 활용될 경우 경제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전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오래된 콘크리트 건축물을 탄소섬유를 적용한 자재로 변경해 안전과 관련된 우려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재건축 기간을 줄여 경제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중국은 낙후된 교량 수리나 자연재해로 파괴된 건축 구조물의 관리강화와 보수가 필요한 부분에 탄소섬유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는 일상 생활 곳곳에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에 적용되어 삶의 질을 더 높일 수도 있다. 가볍고 열에 강하다는 성질을 활용해 소방관이 사용하는 산소통에 적용할 경우 더 안전한 인명구조 활동을 기대할 수 있고, 소화기에 적용할 경우 무거운 물건을 잘 들지 못하는 청소년 및 여성들도 화재 발생시 손쉽게 화재 진압에 나설 수 있다. 테이블, 의자 등에 적용할 경우 가구 이동이 더 용이해지기도 한다.

서핑보드, 스노우보드, 골프채 등 스포츠 레저 용품으로 활용되면서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도 주목 받고 있다.

→ 中에서 계속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