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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 '내홍'…日 광윤사 지분 향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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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 '내홍'…日 광윤사 지분 향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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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롯데그룹이 지분을 둘러싸고 형제간 내분에 휩싸였다.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93) 총괄회장 이후 후계 구도를 놓고 장남 신동주(61), 차남 신동빈(60) 두 아들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7~28일 일본에서 시도된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장악 기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두 형제의 보유 지분이 비슷해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한국과 일본 두 곳에서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는 않다.

국내에서의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건설 등이 계열 또는 순환출자 형태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호텔롯데를 장악하게 되면 이들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경영권도 자연스레 가져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주주분포도를 보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그 누구도 개인 명의로 된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의 최대주주로 되어 있으며 11개의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들이 조금씩 주식을 나눠서 전체의 72.65%를 갖고 있다.
또 일본 광윤사가 5.4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일본(주)패밀리가 2.11%, 부산롯데호텔 0.55%, 호텔롯데가 0.17% 등으로 총 100%의 지분이 완벽하게 일본계 회사나 호텔롯데 관련회사들로 나누어져 있다. 즉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사람이 자연스레 호텔롯데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는 일본국 동경도 신주쿠 니시신주쿠 3-20-1에 소재하며, 1948년부터 과자제조업을 영위하여 온 ㈜롯데를 비롯한 그룹계열사들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리해 지주회사로 설립됐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및 한국관할의 해외법인을 제외하고도 일본 34개와 해외 17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3월말 현재 롯데홀딩스 자산은 7조6889억엔(부채 4조8118억엔, 자본 2조8771억엔) 규모이며 매출규모도 5조7572억엔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거대한 자산을 갖고 있는 롯데홀딩스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지배회사로 일본 광윤사가 있다.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자리 잡은 회사라 할 수 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이 28%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절반이 넘는 지분이 신 총괄회장의 수중에 있는 셈이다.

신 총괄회장은 광윤사의 최대주주로 지분 50% 상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후계구도의 최종 결정권을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바로 광윤사 지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신 총괄회장에게서 광윤사 지분을 받는 이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진짜 후계자가 된다.

광윤사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조그마한 포장재 회사다. 서너명의 직원이 일하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회사가 한국과 일본의 롯데 계열사 100여개를 뒤흔들 수 있는 실세이기도 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 등 5명의 친족들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롯데홀딩스에 나타나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포함한 이사 6명을 해임한 것도 이같은 지배구조이기에 가능했다.

신동빈 회장 등 해임된 이사 6명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면서 "이사회를 거치지 않아 불법"이라며 28일 정식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했다.

아직까지 신 총괄회장의 정확한 의중이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두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은 신 총괄회장이 보유한 광윤사 지분을 누가 받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김대성 기자 kimds@